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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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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아, 보고싶어
작성자 한지민
댓글 0건 조회 316회 작성일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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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아 안녕? 지민언니야. 몇년만에 다시 편지를 쓰네. 내 결혼식에 꼭 오겠다던  네 약속을 아직도 기억해. 네가 떠나고 나서 남겨놨던 청첩장 내가 갖고 갔는데 ㅎ 그거 잘 받았지? 언니는 정신없이 살았어. 청첩장 두고 오면서 너의 안부를 물었고, 부디 잘 지내라 빌었는데 네가 답이라도 한걸까? 그후 꿈에 네가 나오고 첫 아이를 임신했고, 다시 널 만나는 꿈을 꾸고 쌍둥이도 낳았어. 아마 네가 천국에서 예쁜 조카들을 보내준게 아닐까? 덕분에 벌써 삼남매의 엄마가 됐어. 정말 고마워 :)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네 생각이 더 자주 나. 어제 외숙모 생신이었는데, 너도 알고 있지? 연락을 드려볼까 하다가, 연락 못 드렸어. 어쩐지 내가 연락 드리면 사촌들 중 유일한 또래였던 우리라서 더 네 생각에 슬퍼하실 것 같았거든. 수연아, 그곳의 사계절은 어때? 여기처럼 코로나도 미세먼지도 없어서 늘 맑으려나. 네 웃음처럼 항상 따스하고 온화한 날씨일 것 같아. 겨울이 깊어지니까 병원에서 못했던 눈구경도 실컷하고 내가 보내줬던 책들도 천천히 읽어봐. 멋진 난로도 있겠지, 그 앞에서 담요 덮고 귤 까먹으면서. 네게 택배로 보냈던 그 책들, 언니 다시 다 샀다. 그런데 아직 그 시집들은 다시 읽지 못하고 있어. 시 다 읽고, 같이 얘기하기로 했는데 ㅎ 그게 자꾸 마음에 걸려서. 멈춰버린 너의 시간이 여전히 가슴 아프지만, 영원히 행복할 거라 확신하면서 널 그리워할게. 사랑하는 수연아, 언니 또 편지 쓰러 올게.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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