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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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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기억...
작성자 이신우
댓글 0건 조회 2,609회 작성일 201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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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아버지!

더운데 잘 계시지요?
제 바램대로 할아버지랑 할머니,큰아버지들,삼촌, 고모 모두 다 만나서
그곳에선 외롭지 않고 아픔없이 편히 잘 쉬고 계시지요?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네요.
여름 더위도 빨리 시작되더니 장마도 일찍 시작되나봐요.
주말에는 엄마가 우리집에 오셨다가 일요일에 가셨어요.
집에 있는 아버지의 사진을 올때마다 처음 보는 듯이 반기며
정성껏 살펴 보며 추억에 젖어 들곤 하는 모습이 참 가여웠어요.
좋은 기억만 하고 계신거 같애요.
시간이란 그런 것인지 아버지의 부재 앞에 안좋았던 기억 따윈
의미가 없다는 듯이 엄마의 기억 속에는 더 할수 없는 아버지와의
시간들이 좋은 , 행복한 추억들로 채워져 있는 것 같앴어요.
하늘 나라 나중에 가면 또다시 아버지 꼭 만나시겠다며....
꿈속에도 한번 다녀 가시지 않는다며 서운한 듯 말씀하시네요.

동네에 있는 작은 절에 엄마랑 함께 갔는데 절이 아담하고 예쁜 것을
보시며 너무 좋아하시고 행복해하시더라구요.
부처님에게 간절히 땀 흘리며 기도를 하길래 무슨 기도인지 들어보니
아버지의 안위와 저희들의 무탈함을 그리도 소중히 빌고 계시네요.
기억이 작아져만 가는 엄마라도 기억 너머 저편에는 부모로서의 깊은
사랑이 채워져 계시는 거겠죠....
집에서도 가까운 절에서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아버지와 함께 하지도
못했구나 싶었어요.
유채축제 때도 그랬구요...
가까운 곳, 시간을 조금만 내면 되는 곳을 ~~

예쁘다 싶은 곳 곳곳마다 포즈를 잡으며 사진 찍어 달라던 엄마 모습~~
활짝 웃으며 행복해하는 엄마 미소가 고왔습니다.
아버지가 그 옆에 계셨더라면~~
또 제 가슴 한 켠에 허전한 바람이 잠깐 스쳐갔습니다.

사진을 보며 아이처럼 좋아하던 엄마!
다음날 되니 다녀온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저는 간절히 또 간절히 아버지께 엄마 기억을 붙잡아 달라고 기도했어요~~

요즘도 간간히 길 가다가 중절모 쓴, 할아버지를 뵐 때면 나도 모르게 뒤돌아보고
우리 아버지를 찾곤 합니다.
그리워요. 아버지. 우리 아버지~~
멋지셨던, 호인이셨던 우리 아버지!
천당이 있다면 분명 그 곳에 계실 나의 아버지!

이별이란 준비없는 당황스러움 앞에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떤 흔적이라도 붙들고 싶은 마음에 이곳을 들러는 걸 거예요. 아마도....
저처럼.....
저도 처음에 이곳 하늘나라 편지를 쓸때 마음이 그랬으니까요.

여름이면 함께 물놀이 갔던 방갈로에서 좋아하시던 아버지 모습!
저희들과 함께라는 사실에 행복해하셨던 시간들...

아버지와 저희들과의 마지막 여름이었던 작년 8월!
다시 할수 없는 시간들을 기억시키려고 산책 나갈때마다 병원 안에
피었던 예쁜 꽃들을 보시라고 했는데~~
기억하고 계시죠? 아버지?
우리들의 영원한 여름을요....
 
사랑하는 아버지!
뒤늦게 후회하며 가슴저미는 딸이지만 우리 아버지 마니 그립습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께요. 아버지...
제 꿈 속에 가끔씩 놀러 오시는 아버지 모습은 아프시기 전의
젊은 시절의 건강한 아버지로 저에게 오셔서 참 반가웠어요.
아버지를 다시 만난듯이 '아버지'하고 큰 소리로 반갑게 불렀더니
아버지도 기뻐하시며 크게 대답해 주셨지요....
제가 아버지께 마지막 인사하며 꿈 속에라도 자주 만나자는 약속을
기억하셨네요 우리 아버지!

아버지!
좋아하시던 막걸리 사서 뵈러 갈께요...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아버지....
 
사랑하는 딸이 ....

                             2013.06.17월요일 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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