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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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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딸이예요
작성자 이신우
댓글 0건 조회 3,165회 작성일 2012-08-31

본문

아버지!
연이은 태풍이 지나니 모처럼 화창한 하늘이네요.
병원에서 아버지와 제가 올려다본 하늘도 이렇게 화창했었죠?
그때 제 심정은 이런 하늘을 아버지가 몇번이나 더 보실수 있나
싶은 마음으로 밖에 산책가면 제가 자주 하늘을 보시라고 했는데....
우리 아버진 날씨에 참 큰 의미를 두셨는데~~
날씨가 좋은날 우리가 놀러가기라도 하면 마치 우리들을 위해
날씨가 그렇게 맞춰 주기라도 한듯이 좋아하셨지요....
여기 매일 들러보는데 아버지 친구분들이 조금씩 느셔서 덜 외로울거 같지만
누군가의 가족들이 슬퍼했겠다 싶네요...

내일부턴 9월이 시작되서 제법 가을 기운이 느껴지네요.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을 아버지와 함께 느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저희에겐 참 힘든, 어느때보다 힘든 여름이었던거 같아요...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해야 했던~~

아버지!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는건 아버지의 삶이 의미있었던
숭고한 삶이기 때문이라 여겨져요.
긴 세월 풍파와 고난도 많았을텐데 우리 힘들게 하지 않고
잘 키워주신것만도 존경스럽고 감사해요
정말 많이 많이 그립습니다.
손도 따뜻이 잡아 드리고 싶구요....

우리 아버지는 새로운 곳으로 여행중이신거죠?
끝이 아니라 믿고 싶어요.
아버지와 딸로 산 인연이 끝나버린게 아니라 제 모습에
아버지 흔적이 남아 있고 우리 아이들 어딘가에도 아버지의
흔적들을 지울수 없이 남겨 놓으셨잖아요!!

먼 하늘나라에서 인자한 웃음으로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말씀해주시는 것으로 믿을래요.

제가 통탄스러운것은 아버지를 너무 믿고 있은 나머지
병원 검진 한번 못해드린거예요.

그리 건강하셔서 우리에게 걱정 안끼치신 우리 아버지였는데...
차라리 집에서 마음편히 우리곁에 좀 다정히 모실걸 그랬다 싶기도 하구요.
주사 주렁주렁 꽂고 갖은 검사 등이 얼마나 괴롭고 힘드셨을까~~
정신 있으셨을때 너희에게 너무 힘들게 한다하시고 자식걱정,,,,
다 나아서 나가면 우리집 옆으로 오시고 싶다고 딸을 사랑하셨는데~~

엄마에게도 좀 나아지고 있다고 어서 엄마한테 갈수 있도록 치료
잘 받으실거라고 하시던 모습, 선해요,,, 안타깝고~~

이별이라 여기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저번에도 약속했지만요.
아버진 휴식을 가지시는 먼 여행중이시라고~~

아버지!
평생 우리에게 싫은 소리한번 안하시고 길러주신 자상함,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어린 우리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가시지 않으셨고
이렇게 많이 기다렸다 가신 것만도 감사해야겠지요.

아버지가 가신 뒤로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돼요...
사는것에 대해, 인생에 대해, 놓치는 게 없는지~~
그 모든 것이 우리 아버지가 남겨주신 교훈이겠죠.

사랑해요 아버지,
그리고 정말 정말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어요.
멋지게 잘 살다 가신 우리 아버지!
수고하셨습니다....

내일은 토요일인데 날씨도 좋다하고
오빠랑 우진이네 가족이랑 아버지 뵈러 가려고 해요.
상빈이랑 수빈이가 아버지 못봬서 소식 듣고
어린 맘에 상처를 많이 받고 믿기지가 않나봐요.
워낙에 우리 아버지가 손주들을 예뻐하셨잖아요.

이제는 많이 안 울도록 애쓸께요 아버지....
자전거 타고 멋진 모자쓴 스타일 좋은 할아버지 보면
아버지 생각 나고 그래요....
우리집 배란다에 앉아 계실거 같고, 어제 밤에
원하하고도 아버지의 추억에 많이 젖었네요~~

내일 봬요 아버지~~
편히 쉬시구요.....
 
                       사랑하는 울 아버지의 딸 미야드림   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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